작성자 김형주
작성일 2011-11-05 (토) 21:41
ㆍ추천: 0  ㆍ조회: 3858      
언어습관과 애정지수

행동주의 과학자들은 인류가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행동 양식을 모방하는 성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에는 그러한 모방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즉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어휘도 그러한 모방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텍사스대학교 심리학과 제임스 펜베이커(James W. Pennebaker) 교수와 그의 동료 몰리 아일랜드(Molly Ireland) 교수는 노스웨스턴대학교 남녀 대학생 187명을 대상으로 약 4분 동안 상대방의 전공과 취미 등 일상적인 질문을 주고받는 '스피드 데이트'를 진행한 다음, 각 커플의 대화 내용을 대상으로 '언어 스타일 일치도(Language Style Matching, LSM)'를 분석하였다. LSM은 약 180개가량 되는 기능어(function words), 즉 인칭대명사(I, you, me), 관사(a, the), 전치사(for, of, on), 접속사(but, and) 등 짧은 단어의 사용 실태를 비교하는 분석 도구이다. 연구진은 LSM이 높을수록 애정지수도 높다는 가설을 제기하였다.

(1) LSM 77%
WOMAN: What are you studying?
MAN: Uh, I’m studying econ and polisci. How about you?
WOMAN: I’m journalism and English literature.
MAN: O.K., cool.
WOMAN: Yeah.
MAN: All right, um, where are you from?
WOMAN: I’m from Iowa, a town of 700.
MAN: I’m from New Jersey. Uh —
WOMAN: Probably not 700.
MAN: All right, well, I mean, actually, believe it or not, where I’m from in New Jersey has a lot in common with, like, Iowa and stuff.

(2) LSM 54%
WOMAN: Where are you from?
MAN: Connecticut. . . . How about you?
WOMAN: Um, I’m from Austin, Tex.
MAN: Texas? Nice, O.K.
WOMAN: When you say football, I understand football.
MAN: Oh, O.K.
WOMAN: That’s kind of like one of those things.
MAN: That’s — you a U.T. fan or a —
WOMAN: Um, “fan” would be the wrong word.
MAN: An understatement? Or an o —
WOMAN: No, the wrong word.
MAN: Ah, O.K.

실례로 LSM이 77%인 커플의 경우, 대화 내용에서 상대방의 출신을 묻고 자신의 출신을 말해주었지만, LSM이 54%인 커플의 경우 상대방의 출신을 묻고 자신의 출신은 말해주지 않았다. 전자는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후자는 호감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LSM이 하위 50% 이하인 커플의 절반은 스피드 데이트 이후 3개월 안에 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펜베이커 박사는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심장한 언어들이 꼭 긴 것만은 아니다. 인칭대명사나 관사처럼 가장 짧고 사소한 것들이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연구진은 유명한 커플의 편지를 분석해 동일한 결과를 도출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천재 시인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와 영국 시인 테드 휴즈(Ted Hughes) 부부의 경우 갈등이 불거진 시점부터 서로 언어스타일과 필체의 유사성이 점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LSM이 높아도 사이가 좋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 로지 오도넬(Rosie O’Donnell)과 동료인 엘리자베스 헤셀벡(Elisabeth Hasselbeck)의 경우 논쟁을 벌일 때조차 "넌 내 말을 이해 못하고 있어."란 상대의 말에 "난 네 말을 이해하고 있어."라고 받아치는 식으로 놀라운 유사성을 보였으나 둘 사이는 좋지 않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참고] http://secretlifeofpronouns.com/exercise/synch/input.php
[출처] http://well.blogs.nytimes.com/2011/10/27/small-talk

[주의] 개인의 어문저작물을 무단으로 스크랩할 경우,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하여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0
200
43 탁구를 치듯 대화하세요 2015-12-04 570
42 "말이 씨가 된다."는 이야기의 진실 2013-06-12 1002
41 참말과 거짓말을 구분하는 방법 2012-08-13 1562
40 언어습관과 애정지수 2011-11-05 3858
39 대화설계의 방법론 001. 방관자 효과 2011-03-01 1762
38 conversational ball games 2008-05-30 1734
37 부모역할훈련 [1] 2007-11-06 1923
36 부부 의사소통 프로그램 2007-11-06 4819
35 수다쟁이 논쟁 2007-07-07 2184
34 당신은 어떤 스타일의 배우를 좋아하십니까? 2007-07-02 1759
33 세 사람 2007-05-20 1464
32 '받다'라는 말의 이중적인 의미 2007-03-05 1748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