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김형주
작성일 2006-09-05 (화)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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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어지다'와 '길들여지다'

(1) 오랜 기간 정책금리와 관치금융에 길들어진 우리의 대기업들은 이들의 볼모가 된 금융기관의 대출로 사업규모를 오히려 키워만 왔던 것이다. - 서상목(2003), 시장을 이길 정부는 없다, 매일경제신문사.
(2) 독재에 잘 길들여진 사람들은 또 다른 독재가 자라날 수 있는 가장 비옥한 밑거름이야. - 심윤경(2002), 나의 아름다운 정원, 한겨레신문사.
(3) 이렇게 모듈식 업무 방식에 수년간 길들여져 있다가 관리자로 진급한 사람들이 인적자원 관리를 모듈식으로 접근한다는 것 - 박승범 역(2003), 피플 웨어, 매일경제신문사.
(4) 우리는 연좌제의 부당함을 잘 알면서도 연좌제에 너무나 길들어져 있다. - 한홍구(2003), 대한민국 史1, 한겨레신문사.

‘길들어진’과 ‘길들여진’, ‘길들어져’와 ‘길들여져’ 가운데 어떤 것이 올바른 표현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올바른 표현이다. 다만 ‘길들어지다’는 ‘길들다’의 피동표현이고, ‘길들여지다’는 ‘길들이다’의 피동표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즉 전자는 “어떤 일에 익숙해졌다.”는 의미이지만, 후자는 “어떤 일에 길들여졌거나 훈련되었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러므로 이 말이 사용되는 문맥상의 의미를 고려한다면 '길들여지다'라고 쓰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ㄱ. 나는 아내에게 길들어졌다. (“나는 아내에게 길들었다.”)
ㄴ. 나는 아내에게 길들여졌다. (“아내는 나를 길들였다.”)

한편 ‘찢겨지다, 풀려지다, 믿겨지다, 보여지다, 쓰여지다/씌어지다’ 등은 이중피동표현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찢기다, 찢어지다(○) / 찢겨지다(×)
풀리다, 풀어지다(○) / 풀려지다(×)
믿기다, 믿어지다(○) / 믿겨지다(×)
보이다, 뵈지다(○) / 보여지다(×)
쓰이다, 써지다(○) / 쓰여지다/씌어지다(×)

[참고] 누구의 말이 맞을까요?
1. ‘길들여져’는 ‘길들이다’의 어간 ‘길들이-’에 피동접사처럼 쓰이는 ‘-어지다’가 결합하여 ‘길들여지다’가 된 말입니다. ‘길들어지다’는 ‘길들여지다’의 잘못입니다. ‘길들어’를 씀으로써 같은 의미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 국립국어원 <묻고 답하기> 게시판
2. ‘길들어지다’로 쓸 수 있습니다. ‘길들다’는 피동사가 아니므로 여기에 ‘-어지다’를 결합하여 피동사를 만들 수 있기에 ‘길들어지다’는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길들여지다’가 아니라 ‘길들어지다’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길들어지다’는 굳이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길들다’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 우리말배움터 <묻고 답하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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